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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영험, 구병시식 이야기 천주산사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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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영험, 구병시식 이야기


구병시식(救病施食)은 다른 말로 구명시식(救命施食)이라 한다.

구병시식이나 구명시식은 같은 의미로 “병을 낫기 위하여 음식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즉 병든 환자가 병을 완전히 치유하기 위하여 눈에 보이지 않는 귀신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불보살의 가피력으로 축귀(逐鬼)하는 것을 구병시식이라 한다.

그러면 구병시식은 왜 하게 되는가? 집안의 식구나 가족 가운데 병을 얻어 누워 있으면 그 집안은 슬픔으로 빠진다. 특히 불치병이나 암이라도 걸리면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아무리 좋은 의사나 유명한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하지만 쉽게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암과 같은 불치의 병을 얻으면 여러 가지 처방전의 약을 써본다. 그리고 효과를 보지 못하면 부처님을 의지하는 것이 상례였다. 불보살님의 위대한 신력에 가족들은 정성을 들이고 살려 달라고 불전에 매달리는 것이다.

사찰에 가면 약사부처님이 계시는데 약함(藥函)을 손에 들고 계시면서 병든 이가 찾아오면 당신의 영묘한 약을 주어 병든 이를 완쾌하게 만든다. 관세음보살님도 고통받고 신음하는 중생을 외면하지 않는다. 자애(慈愛)로 중생의 아픔을 치유하는 보살님이고 관음님은 사랑을 상징하는 분이다. 노는 입에 염불하고 다급하면 관세음이라는 말이 있다. 지극히 염원하면 생명의 꽃이 핀다. 그래서 기도가 필요하고 기도를 하는 것이다.

내가 영주 부석사 있을 때의 일이다.

4월 어느날이라 생각하는데 주말이라 사찰경내에는 부석사 참배객과 관광객이 제법 찾아 들었다. 사시마지를 올리고 큰방에서 공양을 하고 있는데 부목처사님이 한마디 하셨다. “스님!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어느 미친년이 시부렁거리면서 경내를 돌아다닙니다. 저 여자를 어떡하지요.”

주지스님이 물었다.
"같은 일행이 있습니까? 아니면 혼자 다닙니까?”
“혼자 온 것 같습니다 다른 일행은 보이지 않습니다.”
옆에 계시던 만성스님이 한 말씀하셨다.
“미친 사람은 귀신의 혼령이 붙어 제정신을 잃어버리고 미친 사람이 된다는데 우리 불교에서는 구병시식을 하면 미친병이 낫는다고 했습니다.”

주지스님이 말씀하셨다.
“처사님! 저 미친여자, 젊은 사람입니까? 늙은 사람입니까? 나이가 몇 살이나 보이던가요?”
“20대 젊은 사람으로 보입니다.”

만성스님이 말씀하셨다.
“주지스님! 제가 이번에 구병시식을 한번 해 보면 어떨까요 저 아가씨를 알지 못하지만 부처님도 무연자비(無緣慈悲)로 중생을 구제했다는 대목이 있잖아요. 하락해 주시면 저의 정성과 성의로 한번 해보겠습니다.”
“스님께서 그렇게 마음을 내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저가 바쁜 일로 참석 못하더라도 잘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처사님! 가서 아가씨를 데리고 오세요”karnl

그렇게 해서 구병시식은 시작되었다.
만성스님은 연세가 65세 정도 되셨는데 좋은 도량을 찾아다니시다가 부석사까지 오시게 된 것이다. 부석사에서 한철(3개월)만 사신다고 하셨다.

나는 행자의 신분으로 만성스님과 함께 구병시식을 하게 되었다.
구병시식은 보통 깜깜한 밤에 시작하는데 저녁 8시쯤 무량수전 법당 신장님전에 미과를 올려놓고 불공을 드린다. 그 여자에게 붙은 귀신을 떼어달라고 신장님께 축원하는 것이다. 불공이 끝나면 아래 범종각으로 내려와 시식단에 좌정한다.

시식단은 구병시식을 하기 위하여 임시로 마련한 법단이다. 시식단에는 병풍이 있고 병풍 앞에는 큰상이 차려져 있다. 병풍에는 종이로 만든 귀신의 형상을 7개를 붙이고, 종이로 만든 말 7마리를 그 아래 붙이며 좌우에는 금전(金錢) 은전(銀錢)을 만들어 붙이고, 한문으로 남귀(男鬼) 여귀(女鬼)라고 써서 붙인다. 병푼 오른 쪽에는 번을 달아 붙이는데 번의 내용은 나무초면귀왕비증보살마하살(南無蕉面鬼王悲增菩薩摩訶薩)을 쓴다.

그리고 왼쪽에는 옛날 돈 상평통보(常平通寶)를 돈처럼 만들어 두 개를 위아래 붙인다. 병풍 앞에 놓인 상(床)에는 일곱 가지의 각기 다른 음식을 차려 올리는데, 중앙에는 위패를 써서 써서 세워 놓는다. 위패는 귀신을 뒤집어 쓴 아가씨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청신녀 00생 000(이름) 책주귀신 영가라 적는다. (淸信女 00生 000(姓名) 責主鬼神靈駕)

그리고 위패 앞으로 밥응ㄹ 아주 작은 공기에 떠서 일곱 그릇 놓고, 간장 일곱 개를 만들어, 밥 다음에 놓는다. 그리고 말(馬)이 먹을 수 있게 여물(볏집)을 7개를 잘라서 놓고, 콩도 7개를 담아 놓는다. 그리고 나물, 물, 과일도 조금씩 일곱군데 담아서 놓는다. 그러니까 가로세로 49개의 작은 접시를 줄지어 상 위에 놓는다. 그리고 맨 앞에는 향로, 촛대, 다기가 마련되어 있고, 팥 한 되를 준비해야 한다.

구병시식을 법당을 피하고 누각이나 요사채에서 하는 이유는 잡귀(雜鬼)들이 쉽게 출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만성스님과 나는 준비된 시식단 앞에서 염불을 시작하였다. 공양주보살님도 함께 동참했는데 아가씨를 보살펴주기 위해서다. 구병시식이 끝나고, 그 다음날 그 여자는 차도가 없었다. 만성스님은 그 여자를 정면으로 보시더니 구병시식을 더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스님의 지시를 따라 몇 번을 더했다. 결국은 일곱 번을 하게 되었다.

일곱 번째 마지막 구병시식을 하는 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신장불공을 하고 누각에 내려와서 만성스님과 나는 우렁차게 염불을 하였고, 뒤에는 공양주와 그 여자가 앉아 있었다. 염불의 내용 가운데 해원결진언(解寃結眞言)이 있다. 과거 전생이나 금생에 원수, 원결 맺힌 원혼귀신을 편안하게 위로하며 때로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못하게 쫓아 버리는 염불이다. 그리고 시귀식진언(施鬼食眞言)도 있는데 귀신에게 음식을 베푸는 내용이다. 구병시식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염불은 마지막에 하는 해백생원가다라니(解百生寃家多羅尼)이다.

이 염불을 할 때는 사찰의 모든 전등과 촛불을 모두 끄고 깜깜하고 어둡게 한다. 그것은 귀신을 쫓아내기 위해서다. 염불의 내용은 “옴 아암악”인데 귀신을 쫓아내는 축귀염불이다. 그러니까 처녀 몸에 붙어 있는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다. 큰 음성으로 “옴 아암악”을 계속해서 부른다. 그러면서 법사스님은 병풍 앞에 있는 위패와 병풍에 걸려 있는 귀신형상과 말(馬)을 향하여 팥을 집어서 힘차게 던지는 것이다.

만성스님과 내가 “옴 아암악”을 힘차게 부르자 뒤에 있던 아가씨가 “앗----”하고 큰 소리로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나는 소름이 끼쳤고 없는 머리카락이 곤두섰으며, 손에 쥐었던 목탁을 놓쳐버릴 뻔했다. 여자는벌떡 일어서더니 알 수 없는 말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펄쩍펄쩍 뛰었다. 일주일동안 사찰에 있으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했지만 오늘처럼 발광은 하지 않았다.

만성스님은 힘센 부목처사님을 불러오라고 소리쳤다. 야생마처럼 펄쩍뛰는 여자를 처사와 공양주와 만상스님이 간신히 붙들어 자리에 앉혔다. 원래 미친 사람은 힘이 장사다. 나는 무섭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한 가운데 어둠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바라보았다.

처사님과 공양주 보살님은 있는 힘을 다하여 그녀를 붙들었다. 스님과 나는 더 큰 소리로 “옴 아암악”을 불렀고 세워둔 병풍이 넘어질 정도로 힘차게 팥을 집어 던졌다. 여자는 가만히 있다가 팥만 던지면 요동을 치고 괴성을 지르며 발작을 하였다. 우리들은 직감할 수 있었다. 이 여자에게 귀신이 왔다는 것을, 그리고 귀신이 요동을 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녀는 조용했다. 공양주께 물었더니 아기씨가 제정신을 차렸는지 누워 있기만 하고 말이 없다는 것이다. 늦도록 여자는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구병시식으로 완전히 나았던 것이다. 그동안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하여 부끄러워서 밖으로 나오는 것이었다.

그녀는 늦게 일어나 몸을 단정히 하고 만성스님을 찾아가 인사를 하면서 감사함을 전달했다. 그리고 나중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겠다고 말을 남기고 부석사를 떠났다. 한달 후 부처님 오신 날 이었는데 부모님과 함께 찾아와서 만성스님과 주지스님께 거듭 인사를 하였다. 그녀는 한달 전에 보았던 여자가 아니었다. 전혀 다른 여성이 되어 있었다. 부처님은 당신을 어진 의사라 표현 하셨다. 병든 환자가 찾아오거나 삶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슬픈 영혼이 찾아오면 환희를 주고 행복을 주는 분이시다.

불교는 인간을, 사람을, 중생을 외면하지 않는다. 불교는 철저하게 인간의 고통과 슬픔을 제어 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체험한 구병시식은 참으로 불가사의하고 신묘한 일이었다. 그것은 기적이고 이변이었다. 평범한 논리나 사고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불보살님이 가피력은 전지전능하시고 무궁무진하시다.

사찰에 가면 이와 같은 주련이 있음을 본다.

막위자용난득견(莫爲慈容難得見)
불리기원대도량(不離祈願大道場)
부처님 친견하기 어렵다고 말하지 말라
지극히 기도하는 이 도량에 가피를 내린다.

(위의 글은 서붕사 산방지기님의 체험담을 옮겨 썼는데, 참고로 나도 지난날 법성화 보살님이 있을 때, 법성화 보살님이 귀신에 시달려 고통을 받는 사람을 소개해서 여러 번에 걸쳐 구병시식을 베풀어 준바가 있다. 또 그때마다 위와 같은 현상이 일어남을 직접 경험하였고, 그로 인하여 몇 사람이나 귀신에 시달려 고통을 받고 잇는 것을 해결하여 준 사실이 있다.) 나무관세음보살.

2014.01.30. 천주산사 중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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